처음 철원에 내려갔을 때였습니다. 낯선 동네라 어디서 밥을 먹어야 할지, 무얼 사 먹어야 할지 조금 막막했습니다. 그러다 계산대에 붙어 있는 작은 스티커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철원사랑상품권 가맹점’이라는 문구였습니다. 평소 지역화폐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었지만, 막상 직접 보니 “이걸 잘 쓰면 생활비도 아끼고, 이 동네 상점에도 도움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뒤로 동네 곳곳을 돌아다니며 어떤 가게에서 철원사랑상품권을 쓸 수 있는지 눈여겨보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이 상품권의 구조와 장점을 하나씩 알게 되었습니다.
철원사랑상품권은 철원군에서 발행하는 지역화폐입니다. 말 그대로 철원군 안에서만 쓸 수 있는 ‘지역 전용 돈’입니다. 이 상품권을 쓰면 군 밖으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줄이고, 철원군 안의 가게들로 돈이 더 많이 돌게 됩니다. 그래서 철원군에서는 이 상품권을 통해 지역 경제를 살리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매출을 돕고자 합니다. 종이 형태의 상품권도 있고, 휴대전화 앱으로 결제하는 모바일·카드형 상품권도 있습니다.
철원사랑상품권을 쓸 수 있는 대표적인 곳들
철원사랑상품권은 기본적으로 철원군과 계약을 맺은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맹점은 대부분 철원군에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가게들입니다. 실제로 돌아다녀 보면 생각보다 다양한 업종에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먼저 가장 자주 쓰이는 곳은 식당과 카페입니다. 한식당, 분식집, 중국집, 일본 음식점, 패밀리 레스토랑, 고깃집, 치킨집, 피자집 같은 일반 음식점은 물론이고, 동네 카페, 커피전문점, 빵집, 케이크 전문점에서도 가맹점으로 등록된 곳이라면 상품권으로 결제가 가능합니다.
마트와 편의점도 중요한 사용처입니다. 동네 슈퍼마켓, 개인 마트, 일부 체인형 마트, 그리고 철원군 안에 있는 편의점 가운데 가맹점으로 등록된 점포에서는 상품권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동일한 간판의 편의점이라도 점포마다 가맹 여부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계산대 주변에 붙어 있는 스티커를 꼭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생활과 관련된 여러 서비스 업종에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미용실과 이발소에서 머리를 자르거나, 세탁소에서 옷을 맡길 때, 목욕탕·사우나를 이용할 때, 옷 수선을 맡길 때, 안경점에서 안경과 렌즈를 살 때, 사진관에서 증명사진이나 가족사진을 찍을 때 등 가맹점으로 등록된 곳이라면 상품권 결제가 가능합니다.
의료 관련 업종에서도 일부 사용이 가능합니다. 병원, 의원, 치과, 한의원, 약국 등에서 진료비나 약값을 결제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다만, 모든 병원과 약국이 가맹점은 아니기 때문에, 접수 창구나 출입문에 가맹점 표기가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원과 공부 관련 시설에서도 철원사랑상품권을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입시 학원, 예체능 학원, 공부방, 일부 독서실 등 가맹점 등록을 한 기관에서는 수강료나 이용료를 상품권으로 낼 수 있습니다. 프랜차이즈처럼 본사 규정이 엄격한 학원은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등록이나 결제 전에 미리 문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철원군 안의 주유소 가운데 가맹점으로 등록된 곳에서는 차량에 기름을 넣을 때도 상품권을 쓸 수 있습니다. 특히 출퇴근으로 자동차나 농기계를 자주 사용하는 가정이라면,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권을 사 두었다가 주유비 결제에 쓰면 체감되는 절약 효과가 꽤 큽니다.
철원 전통시장에서의 사용도 중요합니다. 동송시장, 와수시장 같은 전통시장에서는 채소, 과일, 고기, 생선, 반찬, 옷,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품목을 파는데, 이곳 상인들 가운데 가맹점으로 등록한 곳이 많습니다. 시장 입구나 점포 앞에서 철원사랑상품권 스티커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전통시장에서 상품권을 쓰면, 상인에게도 도움이 되고, 구매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가 됩니다.
그 밖에도 농산물 판매점, 철물점, 꽃집, 서점, 문구점, 일부 제과점, 소규모 공방이나 특산품 판매점 등 다양한 소매점에서 철원사랑상품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같은 업종이라도 가게마다 가맹 여부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여기서도 되나요?”라고 한 번 물어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철원사랑상품권을 쓸 수 없는 대표적인 곳들
철원사랑상품권은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사용이 제한되는 업종도 있습니다. 모든 제한 업종 목록은 관련 법과 지침에 따라 정해지며,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인 방향은 비슷합니다.
먼저 대형 유통업체에서는 대부분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와 비슷한 형태의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대체로 지역화폐 사용이 제한됩니다. 이런 곳은 이미 자본과 규모가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동네 소상공인을 돕는다는 지역화폐의 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백화점 역시 지역화폐 사용이 제한되는 대표적인 업종입니다. 철원군 안에는 백화점이 없지만, 원칙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함께 알아 두면 좋습니다. 마찬가지로 온라인 쇼핑몰, 앱 기반의 대형 배달 플랫폼, 인터넷을 통해 결제하는 쇼핑 사이트 등에서도 철원사랑상품권을 직접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유흥업소와 사행성 업소도 사용 제한 대상입니다. 유흥주점, 단란주점, 나이트클럽 등 유흥을 목적으로 하는 업소, 카지노 등 사행성 업소는 대체로 지역화폐 결제가 금지됩니다. 복권 판매점의 경우에도 일반적으로는 제한 업종에 속하지만, 실제 가맹점 등록 여부에 따라 예외가 있을 수 있어, 각 지자체의 구체적인 규정과 실제 등록 현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본사 직영점의 차이입니다. 간판은 같아도, 개인이 운영하는 가맹점은 지역화폐 가맹점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있지만,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은 지역화폐 사용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브랜드마다, 지점마다 다르므로, 실제로는 매장에 부착된 스티커나 안내문, 그리고 직원에게 직접 문의하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철원사랑상품권 가맹점을 정확히 찾는 방법
철원사랑상품권을 어디서 쓸 수 있는지 알고 싶을 때는 추측보다는 공식적인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맹점은 계속 늘어나거나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최신 정보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1. ‘지역상품권 chak’ 앱 활용
요즘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은 휴대전화에 ‘지역상품권 chak’라는 앱을 설치해서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 앱은 여러 지방자치단체의 지역화폐를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식 플랫폼입니다. 이 안에서 ‘철원사랑상품권’을 선택하면, 해당 지역화폐와 관련된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앱을 실행한 뒤 메뉴 중에 ‘가맹점 찾기’ 기능을 선택하면, 지도를 통해 내 주변 가맹점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위치 기반으로 가까운 식당, 카페, 마트, 주유소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업종별로 필터를 걸어 원하는 종류의 가게만 골라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가게 이름을 알고 있다면 상호명 검색으로 직접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이 앱은 가맹점 검색뿐 아니라 철원사랑상품권을 모바일이나 카드 형태로 구매하고 결제하는 기능도 함께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상품권을 현장에서 사용할 때에도 같은 앱 안에서 결제를 처리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2. 철원군청 홈페이지에서 확인
철원군청 홈페이지에도 철원사랑상품권과 관련된 안내 자료가 올라올 때가 있습니다. 공지사항이나 지역경제, 일자리·경제 관련 메뉴에서 ‘철원사랑상품권’, ‘지역화폐’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가맹점 목록이나 운영 안내, 할인 행사 공고 같은 자료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만, 문서로 올라온 목록은 업데이트 주기가 앱보다 느릴 수 있어, 가장 최신 정보는 여전히 앱을 통해 확인하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3. 가게 출입문에 붙어 있는 스티커 확인
실제로 거리를 걷다 보면, 가게 출입문이나 계산대 주변에 ‘철원사랑상품권 가맹점’, ‘지역화폐 가맹점’ 같은 문구가 적힌 스티커나 안내판이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표시가 있으면, 그 가게는 공식적으로 가맹점 등록을 마치고 상품권 결제가 가능한 곳입니다.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 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입구를 지날 때 한 번씩 살펴보면 좋습니다.
4. 가게에 직접 물어보기
가끔은 스티커가 떨어졌거나, 안쪽에 작게 붙어 있어서 눈에 잘 안 띄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가맹점 신청을 막 끝낸 가게는 아직 안내물을 받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계산하기 전에 직원에게 “철원사랑상품권 사용 가능한가요?”라고 직접 물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만약 사용이 가능하다면, 종이형인지, 모바일·카드형도 받는지 함께 확인해 두면 다음에 다시 올 때도 편리합니다.
종이형과 모바일·카드형, 어떤 차이가 있을까
철원사랑상품권은 크게 나누면 종이형과 모바일·카드형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겉모습은 다르지만, 기본적인 역할은 같습니다. 다만 사용 방법과 세부 혜택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종이형 상품권은 실제 지폐처럼 생긴 종이입니다. 사용자가 미리 구매해 지갑에 넣어두었다가, 계산할 때 현금처럼 점원에게 건네면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상품권 액면가의 일정 비율 이상을 사용하면, 남은 금액은 현금으로 거스름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만원권 상품권으로 7천원어치를 결제했다면, 남은 3천원을 현금으로 받는 식입니다. 이때 몇 퍼센트 이상 사용해야 거스름돈을 받을 수 있는지는 지자체와 상품권 종류에 따라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모바일·카드형 상품권은 스마트폰 앱과 연동되어 사용됩니다. ‘지역상품권 chak’ 앱에서 철원사랑상품권을 충전하면, 앱 안의 바코드나 QR코드로 결제하거나, 연동된 체크카드를 매장에서 긁어서 결제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결제 금액만큼 정확히 차감되기 때문에, 잔돈을 받을 필요가 없고, 잔액 관리도 더 편리합니다. 또한 모바일·카드형은 사용 기록이 전산에 남기 때문에,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때에도 도움이 됩니다.
할인 구매와 소득공제, 알아두면 이득인 부분들
철원사랑상품권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할인 구매’입니다. 철원군에서는 예산 범위 안에서 상품권을 일정 비율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10% 할인 판매를 한다면, 9만원만 내고 10만원어치 상품권을 사는 셈입니다. 나중에 가게에서 결제할 때는 10만원 전부를 쓸 수 있으니, 실제로는 1만원을 아낀 효과가 생깁니다.
다만, 이런 할인 판매는 예산이 정해져 있고, 기간이나 총 판매 한도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너무 인기가 많으면 예정보다 빨리 마감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평소에 철원군청 공지나 앱의 안내를 확인해 두었다가, 할인 판매가 열리면 필요한 만큼만 미리 사 두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많이 사서 사용 기한을 넘기면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바일·카드형 상품권을 사용하면, 세금 면에서도 혜택이 있습니다. 연말정산을 할 때, 모바일·카드형 지역화폐 사용액은 일정 비율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일반 가맹점 사용분은 일정 비율, 전통시장 사용분은 그보다 높은 비율로 공제되는 방식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비율과 세부 조건은 해마다 정책이 달라질 수 있으니, 나중에 연말정산을 준비할 때 최근 기준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유효기간입니다. 철원사랑상품권에는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종이형 상품권이라면 상품권에 인쇄된 날짜와 유효기간을 꼭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모바일·카드형의 경우 앱 안에서 잔액과 함께 유효기간이 표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간이 지나면 사용이 불가능해질 수 있으니, 너무 오래 묵혀 두지 말고 계획적으로 사용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철원사랑상품권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방법
철원사랑상품권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몇 가지 습관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우선, 내 생활 패턴을 먼저 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주로 어디서 밥을 먹는지, 어떤 마트와 주유소를 이용하는지, 어떤 시장을 자주 가는지 정리해 본 뒤, 그 주변 가맹점들을 한 번에 확인해 두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 두면, 평소에 쓰던 돈을 그대로 상품권으로 바꾸어 쓰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할인 혜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 처음 가 보는 가게라면 계산하기 전에 “철원사랑상품권 되나요?”라고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습니다. 만약 가맹점이 아니라면 현금이나 카드로 결제하면 되고, 가맹점이라면 상품권을 쓰면 됩니다. 이런 질문이 쌓이다 보면, 아직 가맹점이 아닌 가게도 “우리도 신청해볼까?” 하고 생각하게 되어, 장기적으로는 가맹점 수가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상품권이 단순히 개인의 할인 수단을 넘어서, 동네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한 번쯤 떠올려 보는 것도 의미 있습니다. 같은 돈을 쓰더라도, 지역화폐를 통해 동네 가게에 직접 도움이 되면, 가게는 더 오래 버틸 수 있고, 거리는 활기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분위기 속에서 다시 주민과 손님들이 모여들게 됩니다. 철원사랑상품권은 그런 선순환을 만들어내기 위한 하나의 도구입니다. 일상적인 식사, 장보기, 주유, 학원비 결제 같은 평범한 순간들이 모여, 철원이라는 지역을 조금씩 더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되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