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크롬을 깔고 나서 한동안은 아무 문제 없이 웹사이트들이 잘 열렸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어떤 사이트는 계속 예전 화면만 보이고, 수정된 내용이 반영되지 않는 일이 생겼습니다. 페이지를 새로고침해도 마찬가지여서 꽤 답답했는데, 그때 알게 된 것이 바로 ‘캐시’와 ‘캐시 삭제’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캐시가 무엇인지, 왜 지워야 하는지, 그리고 크롬 브라우저에서 캐시를 지우는 방법을 차근차근 정리해보겠습니다.
캐시란 무엇이고, 왜 지워야 할까요?
캐시는 웹사이트를 더 빨리 열기 위해 크롬이 컴퓨터 안에 잠깐 저장해두는 데이터입니다. 예를 들어, 자주 들어가는 사이트의 이미지나 스타일 정보 같은 것을 미리 저장해두었다가, 다음에 들어갈 때 다시 다운받지 않고 저장된 것을 쓰는 방식입니다.
캐시 덕분에 속도는 빨라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 사이트가 업데이트됐는데도 예전 화면만 보일 때
- 로그인이 잘 안 되거나, 버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 브라우저가 점점 느려지는 느낌이 들 때
- 디스크 공간을 꽤 많이 차지할 때
이럴 때 캐시를 한 번 지워주면, 크롬이 최신 데이터를 다시 받아와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크롬 메뉴로 캐시 삭제하기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크롬의 메뉴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차근차근 따라 해보시기 바랍니다.
1단계: 크롬 브라우저 열기
먼저 크롬 브라우저를 실행합니다.
2단계: 점 세 개 아이콘 클릭
창 오른쪽 상단을 보면 세로로 점 세 개가 찍힌 아이콘(⋮)이 있습니다. 이것을 클릭하면 크롬 메뉴가 열립니다.
3단계: 설정으로 들어가기
메뉴가 열리면 아래쪽 부분에서 “설정”을 클릭합니다. 새 탭이 열리면서 설정 화면으로 이동합니다.
4단계: ‘개인 정보 보호 및 보안’ 선택
왼쪽 사이드바에서 “개인 정보 보호 및 보안” 메뉴를 클릭합니다. 크롬 버전에 따라 이름이 약간 달라 보일 수 있지만, 보통 “개인 정보 보호 및 보안”이라는 비슷한 표현이 있습니다.
5단계: ‘인터넷 사용 기록 삭제’ 선택
화면 가운데에서 “인터넷 사용 기록 삭제” 또는 “브라우징 데이터 삭제”라는 항목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클릭하면 새로운 작은 창이 뜹니다.
6단계: 삭제할 항목과 기간 고르기
이 창에서는 두 가지 탭을 볼 수 있습니다.
- 기본 탭: 자주 쓰는 항목만 간단하게 선택
- 고급 탭: 더 자세하게 항목을 나누어서 선택
캐시를 지우려면 “캐시된 이미지 및 파일” 항목에 체크를 해야 합니다. 이때 필요하다면 “인터넷 사용 기록”, “쿠키 및 기타 사이트 데이터” 같은 다른 항목도 같이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로그인 정보가 사라질 수 있으니, 무작정 전부 선택하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위쪽에는 “기간”을 선택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여기서
- “지난 1시간”
- “지난 24시간”
- “지난 7일”
- “지난 4주”
- “모든 시간”
같은 옵션을 볼 수 있습니다. 특정 기간 동안의 캐시만 지우고 싶다면 해당 기간을 고르고, 완전히 다 지우고 싶다면 “모든 시간”을 선택합니다.
7단계: ‘데이터 삭제’ 버튼 누르기
항목과 기간을 다 정했다면, 아래쪽에 있는 “데이터 삭제” 버튼을 클릭합니다. 몇 초에서 몇 분 정도 기다리면 캐시 삭제가 완료됩니다. 데이터 양이 많을수록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 있습니다.
단축키로 더 빠르게 캐시 삭제 화면 열기
메뉴를 하나씩 찾아 들어가는 것이 번거로울 때는 단축키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단축키는 다양한 운영체제에서 조금씩 다릅니다.
- Windows / Linux: Ctrl + Shift + Delete
- macOS: Command(⌘) + Shift + Delete
크롬이 실행된 상태에서 위 단축키를 누르면, 바로 “인터넷 사용 기록 삭제” 창이 열립니다. 그 이후 과정은 앞에서 설명한 것과 동일하게, 탭 선택 → 항목 선택 → 기간 선택 → “데이터 삭제” 버튼 클릭 순서로 진행하시면 됩니다.
특정 사이트에서만 문제가 생길 때
어떤 사이트는 잘 되는데, 특정 사이트에서만 화면이 깨지거나 로그인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그 사이트의 캐시만 지우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크롬 기본 설정에서는 모든 사이트의 캐시를 통합해서 관리하기 때문에, 한 사이트만 딱 골라서 캐시를 삭제하는 기능은 제공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개발자 도구를 이용하면 조금 더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문제가 생기는 사이트에서
- F12를 눌러 개발자 도구를 열고
- 오른쪽 위 메뉴에서 “캐시 비우기 및 강력 새로고침” 같은 기능을 사용
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다만 이 방법은 화면 구성이 조금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어서,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전체 캐시를 삭제하는 것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캐시를 지울 때 주의할 점
캐시 삭제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만, 무조건 자주 많이 지운다고 해서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점을 같이 생각해보시면 좋습니다.
- “모든 시간” 선택 시: 그동안 쌓인 캐시 데이터가 전부 삭제됩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사이트의 로그인 상태가 풀릴 수 있고, 처음 접속할 때는 다시 데이터를 받아오느라 로딩이 잠시 느려질 수 있습니다.
- 공용 컴퓨터 사용 시: 학교, 학원, PC방 등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컴퓨터에서는 브라우징 기록과 캐시를 정기적으로 지워주는 것이 개인정보 보호에 도움이 됩니다.
- 개인 컴퓨터 사용 시: 꼭 문제가 있을 때마다 한 번씩 지우거나, 너무 오래 캐시를 정리하지 않았다 싶을 때 가끔씩 정리해주는 정도면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캐시 삭제와 함께 알아두면 좋은 설정
크롬에서는 캐시 말고도, 브라우징 경험과 관련된 여러 가지 데이터가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아래 항목들도 함께 살펴보시면 좋습니다.
- 쿠키 및 기타 사이트 데이터: 로그인 정보, 사이트 설정 등이 저장됩니다. 이것을 지우면 자동 로그인 상태가 해제될 수 있습니다.
- 인터넷 사용 기록(브라우저 기록): 어떤 사이트에 언제 들어갔는지 기록해둔 목록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방문 기록을 보이고 싶지 않을 때 삭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비밀번호: 크롬에 저장해 둔 사이트 비밀번호들입니다. 이것까지 삭제하면 나중에 다시 일일이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해서, 보통은 주의해서 선택해야 합니다.
이러한 항목들은 “인터넷 사용 기록 삭제” 창의 “고급” 탭에서 자세히 조절할 수 있습니다. 실제 화면 예시나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면, 구글 공식 도움말 페이지(Chrome 브라우징 데이터 삭제 안내)도 참고하시면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캐시 관리를 통해 브라우저를 더 쾌적하게
크롬 브라우저를 오래 사용하다 보면, 처음 설치했을 때보다 조금씩 느려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컴퓨터 문제라고만 생각하기 쉽지만, 브라우저 안에 쌓인 캐시와 각종 데이터가 원인일 때도 많습니다. 간단한 단계들만 익혀두면, 필요할 때마다 캐시를 정리해서 브라우저 상태를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캐시는 웹사이트를 빠르게 보여주기 위해 필요한 기능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너무 자주”는 아니더라도, 문제가 생길 때 한 번씩 캐시를 지우는 습관을 들이면, 웹을 사용하는 시간이 훨씬 덜 답답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