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크닌자 등산화 추천 가볍고 편안한 트레킹화

비가 오락가락하던 어느 주말, 갑자기 산책이 하고 싶어져 집 근처 야트막한 산에 올라간 적이 있습니다. 운동화만 신으면 되겠지 하고 가볍게 나섰는데, 어느 순간 흙길이 돌길로 바뀌면서 발바닥이 아프고 신발 바닥이 미끄러져 조심조심 발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내려올 때는 무릎까지 뻐근해져서, 집에 돌아와서야 “아, 그래서 사람들이 굳이 등산화나 트레킹화를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어떤 신발이 어떤 용도로 만들어지는지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되었고, 특히 이름이 비슷하거나 유명 브랜드라고 해서 모든 제품을 다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샤크닌자라는 회사였습니다.

샤크닌자는 어떤 회사인지

샤크닌자(SharkNinja)는 주로 생활 가전제품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주방에서 사용하는 블렌더, 믹서기, 에어프라이어 같은 제품과 집안을 청소할 때 쓰는 무선 청소기, 로봇 청소기, 스팀 청소기 등이 대표적입니다. 집안 살림을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이름입니다.

하지만 샤크닌자는 등산화나 트레킹화 같은 아웃도어 신발을 만들지 않습니다. 제품군이 주방 가전과 청소 가전 쪽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신발류는 아예 취급하지 않는 회사입니다. 만약 샤크닌자 로고가 들어간 등산화를 봤다면, 제대로 된 제품이 맞는지 한 번 더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름이 비슷한 다른 스포츠 브랜드와 헷갈렸거나,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다가 여러 브랜드가 섞여서 기억이 헝클어졌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쨌든 “샤크닌자 = 등산화 브랜드”라는 생각은 사실과 다릅니다.

가볍고 편안한 트레킹화를 찾을 때 기억할 점

샤크닌자가 등산화를 만들지 않는다고 해서 선택지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등산화와 트레킹화에 특화된 브랜드들이 많기 때문에, 본인에게 맞는 제품을 고를 수 있는 폭이 넓습니다. 본격적인 브랜드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기준으로 트레킹화를 보면 좋은지부터 정리해 보겠습니다.

트레킹화는 대략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함께 고려해서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 착용감: 발에 얼마나 잘 맞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길이가 맞는지, 발볼이 너무 조이진 않는지, 발등이 눌리지 않는지 직접 신어 보고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무게: 장시간 걸을수록 신발이 무거우면 발이 쉽게 피로해집니다. 일반적으로 가벼운 트레킹화는 한 짝 기준 약 300~450g 정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 쿠셔닝: 바닥 충격을 얼마나 잘 흡수해 주는지가 중요합니다. 특히 무릎이나 발목에 부담을 덜고 싶은 사람이라면 쿠션이 좋은 모델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 접지력: 흙길, 돌길, 젖은 바위 같은 미끄러운 지면에서도 잘 버텨 주는 밑창이 필요합니다. 밑창 패턴과 사용된 고무 재질에 따라 미끄러움 정도가 달라집니다.
  • 방수·투습 기능: 비가 오거나 이슬, 진흙, 물웅덩이를 지나게 될 때를 생각하면 방수 기능이 있으면 도움이 됩니다. 동시에 신발 안쪽의 땀은 밖으로 빠져나가야 발이 덜 답답합니다. Gore-Tex(고어텍스) 같은 소재가 대표적입니다.
  • 발목 지지: 발목 주위를 감싸는 높이에 따라 로우컷과 미드컷으로 나뉩니다. 평탄한 길이 많고 가볍게 걷는 용도라면 로우컷이 편하고, 돌이 많고 경사가 있는 코스라면 발목을 어느 정도 감싸 주는 미드컷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기준을 머릿속에 넣어 두면, 브랜드나 모델이 달라져도 어느 정도 자기에게 맞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살로몬(Salomon) – 산길을 빠르게, 안정적으로

살로몬은 원래 알프스 산악 문화가 강한 지역에서 시작한 브랜드라, 산과 관련된 장비에 매우 강한 회사입니다. 러닝화처럼 날렵한 디자인에 접지력과 안정성을 높게 평가받는 모델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많이 찾는 모델은 다음과 같습니다.

  • Salomon X Ultra 4 GTX (또는 X Ultra 3 GTX)
    경량 트레킹화 라인으로 유명한 시리즈입니다. 무게가 비교적 가볍고, 발을 단단히 잡아 주면서도 불편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고어텍스 방수 기능이 적용된 모델은 비가 올 때나 젖은 흙길에서도 도움이 됩니다. 발목 주변이 낮은 로우컷과 조금 더 감싸 주는 미드컷 버전이 있어, 걷는 환경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 Salomon OUTPULSE GTX
    등산 전용 느낌이 너무 강하지 않고, 일상복에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원할 때 고려할 수 있는 모델입니다. 기본적인 방수 기능과 접지력을 갖추고 있어, 주말에 가벼운 산책 겸 트레킹을 할 때 신기 좋습니다.

호카(Hoka) – 푹신한 쿠션을 원하는 사람에게

호카는 두툼한 밑창 덕분에 푹신한 쿠션으로 유명합니다. 처음 보면 “너무 두꺼운 거 아닌가?” 싶지만, 실제로 신고 걸어 보면 발이 바닥에 부딪히는 느낌이 크게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래 걷거나, 무릎에 부담이 있는 사람들에게 특히 관심을 받는 브랜드입니다.

많이 거론되는 모델은 다음과 같습니다.

  • Hoka Anacapa Low GTX
    호카의 대표적인 경량 하이킹화입니다. 부드러운 쿠션과 고어텍스 방수 기능이 함께 들어가 있어, 쿠션과 기능성 둘 다 잡으려는 사람들에게 어울립니다. 디자인도 운동화와 등산화의 중간 정도 느낌이라, 평소 옷차림에도 그리 어색하지 않습니다.
  • Hoka Kaha 2 Low GTX
    조금 더 묵직하고 견고한 느낌을 주는 모델입니다. 발을 감싸 주는 지지력이 좋아서, 돌길이나 약간 험한 코스를 갈 때 안정감을 느끼기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카 특유의 쿠션 덕분에 착용감이 편안한 편입니다.

메렐(Merrell) – 처음 입문할 때 선택하기 좋은 브랜드

메렐은 등산화, 트레킹화 입문자들이 자주 선택하는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가격대가 비교적 합리적인 편이고, 제품 종류도 다양해서 본인 발 모양과 취향에 맞는 모델을 찾기 쉽습니다. 능숙한 산행자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쓰는 사람이 많습니다.

특히 다음 모델들이 많이 언급됩니다.

  • Merrell Moab Speed GTX
    메렐의 인기 시리즈인 모아브(Moab)를 좀 더 가볍게 만든 버전입니다. 기본적인 쿠션과 접지력을 갖추면서도 무게를 줄여, 가벼운 트레킹에 어울립니다. 고어텍스 버전은 비나 습기에 어느 정도 대비할 수 있습니다.
  • Merrell MQM 3 (또는 MQM Ace)
    MQM은 “Moving Quickly in Mountains”의 줄임말입니다. 이름 그대로 산에서 빠르고 가볍게 움직이도록 설계된 모델로, 운동화처럼 민첩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발에 딱 붙는 느낌보다는 너무 헐겁지 않게, 기본적인 고정력과 활동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습니다.

아디다스 테렉스(Adidas Terrex) – 스포츠 감각이 살아 있는 트레킹화

아디다스는 원래 스포츠 브랜드로 유명하지만, 그 안에 아웃도어 라인인 테렉스(Terrex)가 따로 있습니다. 운동화에서 쓰이던 기술과 디자인을 등산화·트레킹화에 적용한 경우가 많아, 스포티한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습니다.

대표 모델로 자주 언급되는 제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 Adidas Terrex Swift R3 GTX
    빠르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데에 중점을 둔 모델입니다. 밑창 패턴이 공격적으로 설계되어 접지력이 좋고, 발을 단단히 잡아 주는 구조라 발이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것을 줄여 줍니다. 고어텍스 버전은 비가 오거나 젖은 길을 걸을 때 도움이 됩니다.
  • Adidas Terrex Free Hiker
    아디다스의 대표적인 쿠셔닝 기술인 부스트(Boost) 폼이 적용된 모델입니다. 운동화를 신은 것처럼 부드럽게 탄력이 느껴지는 착용감이 특징입니다. 일상 생활에서 신다가 바로 가벼운 산책로와 흙길로 넘어가도 무리가 적어, 활용 범위가 넓습니다.

직접 신어 보고 선택하는 과정의 중요성

아무리 좋은 브랜드와 모델이라고 해도, 결국 발에 맞지 않으면 좋은 트레킹화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사람마다 발볼 너비, 발등 높이, 발 모양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사이즈라도 브랜드마다, 심지어 같은 브랜드의 다른 모델마다 느낌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 평소 신고 다니는 양말보다 조금 두꺼운 양말을 신고 매장에 가서 신어 보기
  • 발끝에 한 손가락 정도 여유가 있는지, 걸을 때 발가락이 앞코에 계속 닿지 않는지 확인하기
  • 매장 내 경사로나 계단이 있다면,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 모두 걸어 보면서 발이 앞으로 쏠리거나 뒤꿈치가 심하게 뜨지 않는지 체크하기
  • 한쪽 발만 신어 보지 말고, 양쪽 모두 신은 상태로 몇 분간 걸어 보기

또한 자신이 주로 어디를 걷게 될지도 중요한 기준입니다. 집 근처 낮은 산이나 흙길 위주로 가볍게 걷는다면 쿠션이 좋고 가벼운 로우컷 트레킹화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돌이 많은 산이나 경사가 심한 코스를 계획한다면, 발목을 어느 정도 받쳐 주는 미드컷 모델을 한 번 고려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샤크닌자처럼 생활 가전 제품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들도 있고, 살로몬·호카·메렐·아디다스 테렉스처럼 발에 직접 닿는 아웃도어 신발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브랜드들도 있습니다. 이름이 비슷하다고 해서 같은 종류의 제품을 모두 만들지는 않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브랜드 이름 하나에 기대기보다, 본인이 어떤 길을 어느 정도 속도로 얼마나 자주 걸을 것인지 생각하고, 실제로 신어 보면서 발에 맞는 신발을 고르는 과정 자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