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마일리지 카드비교 최적의 적립 카드 찾기

공항에서 보딩패스를 들고 게이트 앞에 서 있으면, 한쪽에서는 사람들이 프라이오리티 줄로 먼저 탑승하고, 또 어떤 사람은 공항 라운지에서 여유롭게 밥을 먹고 나오기도 합니다. 비슷한 비행기를 타는데도 받는 대우가 다른 모습을 처음 봤을 때, 그 차이가 대부분 마일리지와 카드에서 온다는 사실을 알고 꽤 놀랐습니다. 그때부터 항공 마일리지를 어떻게 모으고, 어떤 카드를 써야 하는지 하나씩 정리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비행기를 타게 됩니다. 가족 여행일 수도 있고, 혼자 떠나는 여행일 수도 있습니다. 이때 적절한 마일리지 카드를 쓰면 같은 돈을 써도 나중에 무료 항공권이나 좌석 업그레이드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쓰는 돈의 종류, 자주 타는 항공사, 연회비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좋은 ‘만능 카드’는 없습니다. 그래서 어떤 카드를 골라야 하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차근차근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나에게 맞는 항공 마일리지 카드부터 찾기

카드를 고르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은, 카드가 아니라 ‘나’를 아는 일입니다. 어디에 돈을 많이 쓰는지, 어떤 여행을 자주 가는지에 따라 좋은 카드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첫째, 어느 항공사를 주로 이용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한항공을 자주 타거나, 델타항공·에어프랑스·KLM 같은 스카이팀(SkyTeam) 소속 항공사를 자주 이용한다면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중요해집니다. 반대로 아시아나항공을 주로 이용하거나, 싱가포르항공·루프트한자·타이항공처럼 스타얼라이언스(Star Alliance) 소속 항공사를 자주 이용한다면 아시아나 마일리지가 더 쓰기 편합니다.

어떤 항공사 하나에 묶이고 싶지 않고, 상황에 따라 다양한 항공사를 쓰고 싶다면 특정 항공사 마일리지가 아니라 카드 포인트를 쌓은 뒤 그 포인트를 여러 항공사 마일리지로 바꾸는 방식의 카드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둘째, 평소 소비 패턴을 떠올려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해외에서 결제할 일이 많다면 해외 사용 적립률이 높은 카드가 유리합니다. 주로 식사, 카페, 배달 음식에 돈을 많이 쓴다면 외식·간편결제 위주로 추가 적립을 해 주는 카드가 좋습니다. 온라인 쇼핑, 대형마트, 백화점, 주유, 통신비처럼 자주 반복되는 지출이 많은지, 어디에 돈이 많이 나가는지 스스로 적어보면 어떤 카드가 나와 잘 맞을지 방향이 보입니다.

셋째, 한 달에 카드로 어느 정도 금액을 사용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월 사용액이 크지 않다면 높은 연회비를 내고 프리미엄 카드를 쓰는 것이 오히려 손해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생활비 대부분을 카드로 쓰고, 사용 금액이 꽤 된다면 연회비가 조금 높더라도 적립률과 부가 혜택이 좋은 프리미엄 카드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넷째,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연회비 수준을 먼저 정해 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연회비는 만원대의 기본 카드부터, 수십 만원을 넘는 고급 카드까지 폭이 넓습니다. 연회비가 높을수록 적립률이 좋거나 공항 라운지, 호텔, 바우처 같은 추가 혜택이 붙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그 혜택을 자주 쓰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이 정도 연회비라면 1년에 충분히 뽑아 쓴다”라고 느끼는 수준을 먼저 정해 두면 비교가 쉬워집니다.

다섯째, 마일리지를 어디에 쓸지도 미리 생각해 보는 편이 좋습니다.

가까운 일본, 동남아 정도의 단거리 이코노미 항공권이 목표인지, 유럽이나 미국 같은 장거리 노선의 비즈니스석 또는 퍼스트 클래스로 업그레이드를 노리는지에 따라 필요한 마일리지 양이 달라집니다. 단거리 이코노미를 자주 탈 계획이라면 적당한 적립률의 카드 여러 개보다, 한 항공사 마일리지만 묵직하게 모을 수 있는 카드가 더 편할 수 있습니다.

카드를 비교할 때 꼭 봐야 할 핵심 기준

어느 정도 자기 진단이 끝났다면, 이제 실제 카드들을 비교할 차례입니다. 이때는 카드사 광고 문구보다 숫자와 조건을 꼼꼼히 보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적립률입니다. 보통 “1,000원당 몇 마일 적립”이라는 식으로 안내되어 있는데, 1,000원에 1마일, 1.2마일, 1.5마일처럼 숫자가 조금씩 다릅니다. 이 차이가 장기간 쌓이면 꽤 큰 격차를 만듭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특별 적립입니다. 모든 결제에 똑같이 마일리지를 주는 카드도 있지만, 해외 결제나 면세점, 주유, 식사, 대형마트 등에 더 많은 마일리지를 주는 카드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외 결제는 기본 적립보다 2배, 3배로 적립해 주기도 합니다. 본인이 돈을 많이 쓰는 영역에서 특별 적립을 많이 주는 카드를 고르는 것이 유리합니다.

적립 한도도 꼭 확인해야 합니다. “해외 3배 적립”이라고 적혀 있어도 월 2만 마일까지, 연간 얼마까지만, 이런 식으로 한도가 걸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소에 많이 쓰는 사람일수록 이 한도를 넘기기 쉬우니, 사용 금액과 한도를 함께 비교하는 것이 좋습니다.

연회비는 그 카드가 주는 마일리지와 부가 혜택을 모두 합쳤을 때, 나에게 이득인지 손해인지 계산해 보는 기준입니다. 특정 카드가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우선 탑승, 추가 수하물, 동반자 항공권, 호텔 바우처 등을 준다면, 실제로 내가 1년 동안 그런 혜택을 얼마나 쓸 것인지 생각해 보고 연회비와 비교해 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부분이 적립 제외 항목입니다. 무이자 할부, 세금, 각종 공과금, 상품권, 일부 간편결제는 마일리지 적립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카드 사용 금액이 많은데, 실제로는 적립이 안 되는 영역에서 대부분 쓰고 있다면 마일리지가 잘 쌓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카드 발급 첫 해에만 주는 웰컴 보너스도 중요합니다. 일정 금액 이상 쓰면 처음에 마일리지를 한 번에 많이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 보너스를 잘 활용하면 여행 한 번 정도는 금방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웰컴 보너스를 받기 위해 평소보다 과하게 쓰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그리고 공항 라운지 이용, 여행자 보험, 항공권·호텔 할인 같은 부가 혜택도 카드에 따라 크게 다릅니다. 해외여행을 자주 간다면 라운지 이용이나 여행자 보험이 실제로 도움이 실제로 크고, 여행을 거의 가지 않는다면 이런 요소보다는 적립률을 더 중시하는 편이 좋습니다.

대한항공 마일리지 카드의 전형적인 예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여행 계획을 세우는 사람은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를 얼마나 잘 모을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카드사별로 이름과 디자인은 조금씩 다르지만, 구조는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현대카드에서 나오는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제휴 에디션들은 보통 1,000원당 1마일 또는 1.5마일 정도의 기본 적립률을 가지고 있고, 사용 금액이 많거나 연회비가 높은 카드일수록 적립률과 부가 혜택이 더 좋아지는 방식입니다. 일부 고급 카드는 전용 컨시어지, 공항 라운지, 각종 바우처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삼성카드에서 나오는 스카이패스 제휴 카드들 가운데에는 1,000원당 1마일을 기본으로 주면서, 백화점·주유·커피·편의점 등 특정 업종에서 2배 적립을 주는 상품들이 있습니다. 이런 카드는 평소 생활비를 어디에 쓰는지에 따라 효율이 크게 달라집니다. 다만, 일정 금액 이상부터는 적립이 더 이상 되지 않는 한도가 있는 경우도 있어, 카드 안내를 자세히 보는 편이 좋습니다.

KB국민, 우리카드 등 다른 카드사에서도 비슷한 구조의 대한항공 제휴 카드가 있습니다. 어떤 카드는 해외 결제에 매우 강하게 설계되어 있고, 어떤 카드는 바우처나 공항 라운지에 힘을 실어 놓기도 합니다. 결국 핵심은 “대한항공을 얼마나 자주 타는지, 어디에서 돈을 많이 쓰는지, 연회비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입니다.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카드의 전형적인 예

아시아나항공과 스타얼라이언스 계열 항공사를 중심으로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아시아나클럽 마일리지를 모으는 카드가 더 유리합니다. 카드 구조는 대한항공 제휴 카드와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현대카드의 아시아나 에디션은 1,000원당 1마일 또는 1.5마일 정도를 적립해 주는 식으로 설계되어 있고, 연회비와 카드 등급에 따라 공항 라운지, 바우처 같은 부가 혜택이 붙기도 합니다. 삼성카드, KB국민카드 등에서도 아시아나 제휴 카드를 내놓고 있는데, 백화점·주유·편의점처럼 생활과 밀접한 업종에 추가 적립을 붙이는 방식이 자주 쓰입니다.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스타얼라이언스 계열 항공사 좌석에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나라를 경유하는 복잡한 여정이나 유럽·아시아 구간 조합을 만들 때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항공사마다 마일리지 차감 기준이 다르므로 실제로 어떤 노선에 얼마나 필요한지 미리 살펴보고 카드 선택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정 항공사에 묶이지 않는 포인트 전환형 카드

어떤 사람에게는 특정 항공사에 집중해서 모으는 것보다, 상황에 따라 항공사를 바꿔 쓸 수 있는 유연함이 더 중요할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카드 포인트를 먼저 모은 다음, 그 포인트를 여러 항공사 마일리지로 바꿔주는 하이브리드·범용 카드가 선택지가 됩니다.

이런 카드들은 보통 자체 포인트(예를 들어 M포인트, 특정 카드 포인트 등)를 적립해 주고, 그 포인트를 대한항공, 아시아나, 그리고 일부 해외 항공사 마일리지로 전환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전환 비율은 카드 종류마다 조금씩 다르고, 항공사마다도 차이가 있습니다.

포인트 전환형 카드의 장점은, 처음부터 어느 한 항공사에 묶이지 않고 나중에 상황을 보면서 옮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때는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부족하고, 또 다른 때는 아시아나 마일리지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이때 포인트를 모아 두었다가 필요할 때 원하는 항공사로 옮겨 쓸 수 있습니다. 특히 해외 항공사 마일리지를 활용해 특가 비즈니스석을 노리는 사람들에게 이런 카드가 많이 쓰입니다.

다만 이런 카드들은 연회비가 비교적 높은 편이고, 전환 비율이나 적립 구조가 단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카드 안내문을 자세히 읽어보면서, 실제로 내가 자주 사용하는 항공사와 여행 패턴에 잘 맞는지 비교해 보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마일리지를 빨리, 많이 모으는 현실적인 방법

카드를 하나 골랐다고 해서 마일리지가 저절로 잘 쌓이진 않습니다. 같은 카드를 써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먼저, 웰컴 보너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카드 발급 후 몇 개월 안에 일정 금액 이상을 사용하면, 평소보다 훨씬 많은 마일리지를 한꺼번에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3개월 동안 일정 금액 이상을 쓰면 몇 만 마일리지를 주는 식입니다. 이런 보너스를 활용하면 첫 항공권을 생각보다 빨리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이때도 억지로 소비를 늘리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원래 쓸 돈을 카드로 모아서 쓰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둘째로, 카드사나 항공사가 진행하는 포인트 전환 프로모션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가끔 포인트를 마일리지로 바꿀 때, 평소보다 20% 더 많이 주는 식의 행사를 하기도 합니다. 이런 시기에 필요한 만큼만 전환하면 같은 포인트에서도 더 많은 마일리지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셋째, 한 장의 카드만 고집하기보다는 역할을 나누어 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 거래 항공사 마일리지를 모으는 카드 한 장, 해외 결제 적립률이 높은 카드 한 장, 특정 카테고리(주유, 통신비 등)에 특화된 카드 한 장처럼 나누어서, 상황에 따라 가장 유리한 카드로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카드를 여러 장 쓰면 관리가 복잡해질 수 있으니, 감당 가능한 범위 안에서만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가족카드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가족이 따로따로 카드사와 항공사를 나누어 쓰면 마일리지가 흩어지지만, 같은 카드의 가족카드를 사용하면 한 명의 마일리지 계정으로 힘을 모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으면 장거리 항공권이나 비즈니스석을 더 빨리 노려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적립 제외 항목을 피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입니다. 아파트 관리비, 일부 세금, 상품권 구입, 무이자 할부 같은 결제는 마일리지가 아예 안 쌓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카드 안내문에 적힌 적립 제외 항목을 한 번 쭉 읽어 본 뒤, 이런 결제는 다른 카드나 결제 수단을 사용하는 식으로 나누어 쓰면 적립 효율이 훨씬 좋아집니다.

마일리지 카드 사용할 때 꼭 기억해 둘 점들

마일리지는 잘만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되지만, 조건을 제대로 모르고 쓰면 생각보다 이득이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몇 가지는 늘 염두에 두는 편이 좋습니다.

먼저, 연회비와 혜택의 균형을 계속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공항 라운지, 호텔, 바우처가 좋아 보여서 높은 연회비 카드를 만들었더라도, 1년이 지나 보니 막상 쓴 혜택이 거의 없다면 그 다음 해에는 등급을 낮추거나 다른 카드로 옮기는 것도 방법입니다. 연회비를 내는 대신 어떤 실제 가치를 돌려받고 있는지 한 번씩 계산해 보는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둘째, 마일리지에는 대부분 유효기간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국내 항공사가 유효기간이 거의 없거나 아주 길었지만, 지금은 보통 발급 후 10년 정도 지나면 사라지는 마일리지가 많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모으기만 하다 보면, 막상 쓰려고 할 때 이미 소멸 직전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모이면 “언제, 어디에 쓸지”를 미리 계획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셋째, 카드 혜택과 약관은 언제든 바뀔 수 있습니다. 오늘 기준으로는 좋은 카드라도, 몇 년 뒤에는 적립률이 떨어지거나 라운지 혜택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내가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혜택(라운지, 추가 수하물 등)은 1년에 한 번 정도는 카드사 공지사항을 확인해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일리지를 이유로 불필요한 소비를 늘리지 않는 태도입니다. 마일리지는 어디까지나 덤에 가깝습니다. 생활비나 필요한 지출을 카드로 결제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쌓이면 좋은 것이지, 마일리지를 모으겠다고 원래 필요하지 않은 물건까지 사기 시작하면 본말이 바뀝니다. 이미 써야 할 돈을 조금 더 알뜰하게 활용하는 수단 정도로 바라보는 것이 가장 건강한 거리감입니다.

이처럼 항공 마일리지 카드는 사람마다 최선의 선택이 달라집니다. 어느 카드가 ‘최고’인지 정해진 답을 찾기보다는, 자신의 생활 방식과 여행 계획을 차분히 들여다보고, 여러 카드를 직접 비교해 보면서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조합을 찾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마음가짐이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