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업비트를 설치하고 화면만 멍하니 바라본 적이 있습니다. 가격 그래프는 요동치는데 정작 원화를 넣을 방법을 몰라 구경만 하게 되더군요. 그때 알게 된 것이 케이뱅크 계좌 연동이었습니다. 업비트에서는 원화 입출금을 하려면 케이뱅크 계좌가 꼭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몇 번이나 인증을 다시 하느라 곤란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때 겪었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업비트에 케이뱅크 계좌를 연동하는 과정을 차근차근 정리해보았습니다.
업비트는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이며, 현재 원화 입출금을 위해 케이뱅크와 단독으로 제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업비트에 돈을 입금하거나 출금하려면 반드시 본인 명의의 케이뱅크 계좌가 있어야 합니다. 다른 은행 계좌는 등록조차 되지 않으니, 이 점을 먼저 알고 준비하는 것이 편합니다.
연동 전에 미리 준비해야 할 것들
케이뱅크와 업비트를 연동하는 과정은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본인 확인을 여러 단계로 반복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다만, 한 가지라도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중간에 막힐 수 있으니 아래 내용을 먼저 점검하는 편이 좋습니다.
필요한 것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본인 명의의 업비트 계정입니다. 단순히 회원가입만 되어 있다고 해서 바로 계좌 연동이 되는 것은 아니고, 업비트에서 요구하는 기본 신원 인증 단계들을 어느 정도 진행해야 합니다. 흔히 레벨 1, 2, 3 인증이라고 부르는 단계들인데,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촬영, 얼굴 인증, 휴대폰 인증 등이 포함됩니다. 이 단계들이 마무리되어야 레벨 4에 해당하는 계좌 연동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둘째, 본인 명의의 케이뱅크 계좌입니다. 아직 없다면 케이뱅크 앱을 설치해 비대면으로 개설할 수 있습니다. 이때 업비트 계정에 등록된 이름과 케이뱅크 계좌의 이름이 한 글자도 다르지 않게 일치해야 합니다. 띄어쓰기, 옛 이름, 영문 이름 등 어떤 부분에서라도 차이가 나면 연동이 거절될 수 있습니다.
셋째, 본인 명의로 개통된 스마트폰입니다. 업비트 앱 접속, 문자 또는 ARS(자동 음성 통화) 인증, 케이뱅크 앱 접속까지 모두 스마트폰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다른 사람 이름으로 된 휴대폰을 쓰고 있다면 중간에 인증에서 막힐 수 있습니다.
업비트 앱에서 시작하는 계좌 연동 절차
준비가 끝났다면 본격적으로 연동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과정은 업비트 앱 안에서 이루어지고, 계좌 확인을 위해 잠깐 케이뱅크 앱으로 이동하는 정도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먼저 업비트 앱을 실행해 로그인합니다. 비밀번호나 생체인증을 통해 접속한 다음, 화면 아래쪽 메뉴를 보면 여러 아이콘이 있는데, 그중 점 세 개로 표시된 더보기 메뉴나 My로 표시된 마이페이지 메뉴를 선택합니다. 앱 버전에 따라 위치나 이름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보통 설정이나 계정 관련 메뉴 안에 인증센터 또는 계정 관리 같은 항목이 있습니다.
인증센터로 들어가면 레벨별 인증 상태가 표시됩니다. 여기에서 레벨 4에 해당하는 케이뱅크 계좌 인증, 혹은 입출금 계좌 등록 같은 이름의 버튼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항목을 눌러야 케이뱅크 연동 절차가 시작됩니다.
케이뱅크 계좌 정보 입력하기
계좌 연동 화면에서는 먼저 은행을 선택하게 됩니다. 여러 은행이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 업비트의 원화 입출금에 사용할 수 있는 은행은 케이뱅크뿐입니다. 케이뱅크를 선택한 뒤, 본인 계좌번호를 정확히 입력합니다.
계좌번호를 입력할 때는 숫자 하나만 잘못 입력해도 다른 사람 계좌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후 단계에서 본인 확인 절차 때문에 그대로 연동되지는 않겠지만, 잘못 입력하면 인증이 실패하고 다시 처음부터 입력해야 할 수 있으니, 케이뱅크 앱에서 계좌번호를 정확히 확인한 뒤 적는 편이 안전합니다.
ARS 전화를 통한 본인 확인
계좌번호를 제출하면 다음 단계로 ARS 인증이 진행됩니다. ARS 인증은 자동 음성 안내 전화를 통해 “이 전화기를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업비트에 등록된 휴대폰 번호로 전화가 걸려오고, 통화 중에 업비트 앱 화면에 보이는 2자리 숫자를 휴대폰 키패드로 입력하라는 안내가 나옵니다.
이 과정에서 전화가 오지 않거나, 통화가 바로 끊기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휴대폰의 스팸 차단 앱이나 설정에서 미확인 번호 차단 기능이 켜져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보안 앱은 ARS 전화를 스팸으로 오인하고 자동으로 끊어버리기도 합니다. 이런 설정을 잠시 해제한 뒤 다시 시도하면 정상적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ARS 통화 중에 숫자를 제대로 입력하면, 업비트 앱에서 인증이 완료되었다는 문구가 뜹니다. 이 단계는 “휴대폰을 실제 사용하는 사람 = 계정을 만든 사람”이라는 점을 확인하는 절차라고 볼 수 있습니다.
1원 입금으로 계좌 소유자 확인하기
ARS 인증이 끝났다고 해서 모든 절차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이제는 입력한 케이뱅크 계좌가 정말 본인 소유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업비트에서 해당 계좌로 1원을 입금합니다. 소액을 보내면서 입금자명에 짧은 숫자 코드를 함께 남기는 방식입니다.
잠시 기다린 뒤 케이뱅크 앱을 실행해 입금 내역을 확인합니다. 거래내역 중 1원이 들어온 기록이 있고, 그 옆에 입금자명이 적혀 있는데, 보통 ‘업비트’라는 글자와 함께 3자리 숫자가 붙어 있는 형태로 표시됩니다. 예를 들어 ‘업비트123’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이제 다시 업비트 앱으로 돌아가, 화면에 마련된 칸에 그 3자리 숫자를 그대로 입력해줍니다. 숫자를 제대로 입력하고 인증 버튼을 누르면, 업비트는 “이 계좌의 주인이 실제로 이 숫자를 확인했다”라고 판단하게 됩니다. 즉, 누가 임의로 다른 사람 계좌번호를 입력하더라도, 그 계좌의 거래내역을 볼 수 있는 사람만이 이 단계를 통과할 수 있으므로 안전성이 높아집니다.
연동이 끝난 뒤 할 수 있는 일들
1원 입금 인증까지 마치면, 업비트 앱에서 케이뱅크 계좌 연동이 완료되었다는 안내 문구가 나타납니다. 계정 관리 화면이나 인증센터로 다시 들어가 보면, 레벨 4 인증이 완료된 상태로 표시되고, 입출금 계좌에 케이뱅크 계좌가 등록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업비트에서 원화(KRW)를 입금하거나 출금할 때 방금 연동한 케이뱅크 계좌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업비트 내에서 입금을 선택하면 케이뱅크 앱으로 이동하거나, 가상계좌 정보를 안내받아 그 계좌로 송금할 수 있습니다. 출금 역시 같은 계좌로만 가능하므로, 자금 흐름을 한눈에 관리하기에도 수월해집니다.
연동 과정에서 자주 생기는 문제와 확인할 점
계좌 연동이 한 번에 잘 되면 좋지만, 중간에 오류 메시지가 뜨거나 인증이 반복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몇 가지 기본적인 사항들을 다시 점검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명의입니다. 업비트 계정의 실명 정보와 케이뱅크 계좌의 이름이 정확히 같은지 살펴봐야 합니다. 중간에 개명한 이력이 있다면, 한쪽에는 옛 이름이, 다른 쪽에는 새 이름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띄어쓰기, 특수문자, 영문 대소문자 방식이 다르게 저장되어 문제가 생기는 일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각각의 고객센터를 통해 정보를 정리한 뒤 다시 시도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로, 업비트의 다른 인증 단계가 모두 끝났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휴대폰 인증, 이메일 인증, 신분증 인증, 얼굴 인증 등 이전 레벨의 절차가 남아 있으면, 케이뱅크 계좌 등록 단계 자체가 열리지 않거나, 중간에서 막힐 수 있습니다. 인증센터 화면에서 각 단계의 상태를 하나씩 확인하고, 미완료 항목이 있다면 먼저 처리하는 편이 좋습니다.
셋째로, ARS 전화와 1원 입금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ARS가 오지 않는다면 스팸 차단 기능, 통신사 설정, 보안 앱 상태를 확인해야 하고, 1원이 너무 오랫동안 입금되지 않는다면 케이뱅크 앱의 거래내역 조회 기간이나 필터 설정을 다시 한 번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간혹 알림만 놓치고 실제 입금은 되어 있는 경우도 있으니, 충분히 시간을 두고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설정을 확인했는데도 계속해서 오류가 반복된다면, 업비트 앱이나 케이뱅크 앱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한 뒤 다시 진행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을 때는 각 서비스의 고객센터에 문의해 화면에 뜨는 오류 문구와 상황을 정확히 전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계좌와 실명이 연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섣불리 여러 번 시도하기보다 안내에 따라 천천히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과정을 한 번 차분히 경험해 두면, 이후 다른 서비스에서 비슷한 방식의 본인 확인 절차를 요구할 때도 훨씬 마음이 편해집니다. ARS 인증, 소액 입금 인증, 명의 일치 확인 같은 단계들은 금융 서비스 전반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원리를 이해하고 나면 낯설지 않게 느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