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리스 카메라 중고 구매 팁

처음 미러리스 카메라를 중고로 샀을 때를 떠올리면 아직도 손에 땀이 났던 느낌이 납니다. 새것처럼 보이는데 가격은 훨씬 저렴해서 마음이 흔들렸지만, 막상 집에 가져와서 찍어보니 사진 한가운데 먼지 자국이 찍혀 나와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겉만 보고 샀다가 센서 안쪽에 묵은 먼지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 일을 겪고 나서야 어떤 걸 꼭 확인해야 하는지 하나씩 배우게 되었고, 다음번에는 훨씬 만족스러운 카메라를 중고로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미러리스 카메라를 중고로 살 때 도움이 될 만한 기준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어떤 미러리스를 살지 먼저 정리해두기

중고 사이트를 열어보면 눈에 들어오는 모델이 너무 많아서 어느새 예산을 넘기기 쉽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거래를 시작하기 전에 다음 몇 가지를 먼저 정해두면 좋습니다.

첫째로, 어떤 용도로 찍을 것인지 생각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물 사진을 주로 찍을지, 여행 스냅 위주인지, 공연이나 스포츠처럼 움직임이 많은 장면을 찍을지에 따라 필요한 기능이 달라집니다. 동영상 촬영을 자주 할 계획이라면 4K 촬영 여부나 화면이 옆으로 돌아가는지(스위블, 틸트 액정)도 미리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둘째로, 전체 예산을 카메라 본체만 기준으로 잡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카메라 바디 외에도 렌즈, 메모리 카드, 추가 배터리, 가방, 삼각대 등의 비용이 함께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러리스는 렌즈에 따라 사진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나중에 어떤 렌즈를 추가로 살지까지 대략적인 그림을 같이 생각해보면 도움이 됩니다.

셋째로, 어떤 브랜드의 시스템을 사용할지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Canon, Sony, Fujifilm, Nikon, Panasonic 등은 렌즈 종류와 액세서리, 중고 매물이 많은 편입니다. 이미 집에 같은 브랜드 컴팩트 카메라나 렌즈가 있다면, 그 브랜드를 이어서 사용하는 편이 비용 면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넷째로, 실제 사용 후기를 찾아보는 과정도 중요합니다. 광고 문구만 보면 다 좋아 보이지만, 실사용자들은 자동 초점이 느리다거나, 어두운 곳에서 화면이 잘 안 보인다거나 하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남겨 둡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살펴보면 자신이 신경 쓰는 부분에서 어떤 모델이 잘 맞는지 감이 잡히기 시작합니다.

바디만 살지, 렌즈와 세트로 살지 정하기

미러리스 카메라는 보통 바디만 파는 경우와 번들 렌즈가 포함된 세트로 파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 시작한다면 번들 렌즈를 함께 사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가격 대비 효율이 좋고, 일상 사진을 찍기에는 충분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다만 나중에 특정 렌즈를 꼭 사고 싶다는 생각이 이미 있다면, 그 렌즈의 중고 가격까지 함께 확인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어떤 렌즈는 중고가가 생각보다 비싸서, 차라리 처음부터 상위급 번들 세트를 새 제품으로 사는 편이 나을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많이 팔리는 기본 단렌즈는 중고 시장에 매물이 많아 비교적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디에서 중고 미러리스를 살지 선택하기

중고 미러리스를 구하는 경로는 크게 온라인 개인 간 거래와 카메라 전문 중고 매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각각의 특징을 알고 본인에게 맞는 방식을 고르면 실수가 줄어듭니다.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다양한 모델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고, 개인 간 거래인 만큼 가격이 저렴한 편입니다. 다만 직접 물건을 보기 전까지는 상태를 확신하기 어렵고, 일부 거래에서는 사기 위험도 존재합니다. 판매자의 거래 내역과 후기, 다른 판매 상품들을 눈여겨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반면 카메라 전문 중고 매장은 전문가가 기본적인 점검을 마친 제품을 올려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들고 촬영해 보면서 체험할 수 있고, 보증이나 A/S를 일부 제공하는 곳도 있습니다. 대신 개인 간 거래보다 가격이 조금 높은 경우가 많아, 예산과 안전성을 비교해보고 결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집 근처에 있는 매장이 어떤 평을 듣는지 미리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또 하나 참고할 만한 점은, 아직 제조사 보증 기간이 남아 있는 제품을 고르면 조금 더 안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영수증이나 구매 내역을 함께 받는다면 추후 문제가 생겼을 때 AS를 받기 수월합니다.

판매자에게 꼭 물어봐야 할 핵심 질문들

마음에 드는 모델을 찾았다면, 본격적으로 상태를 확인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합니다. 이때는 단순히 “상태 좋아요” 같은 말만 믿지 말고, 구체적인 질문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언제 구매했는지와 실제 사용 기간, 사용 빈도를 물어봅니다. 예를 들어 몇 년 전에 샀지만 1년에 한두 번 여행 갈 때만 썼다면, 셔터 카운트(셔터를 눌러 촬영한 횟수)가 비교적 적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매일 상업 촬영에 사용했다면 겉이 깨끗해 보여도 내부 부품은 많이 사용했을 수 있습니다.

외관 상태도 자세히 확인해야 합니다. 바디 모서리의 찍힘, 상단과 하단의 긁힘, 그립 고무가 늘어났는지, 도색이 벗겨진 곳은 없는지 판매자에게 요청해 사진을 받아보면 좋습니다. 액정에는 보호필름이 붙어있는지, 필름을 떼었을 때 기스나 얼룩이 있는지도 확인합니다. 버튼과 다이얼이 헐겁지 않고, 눌렀을 때 모두 반응하는지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미러리스의 핵심인 마운트(렌즈를 끼우는 금속 부위)는 렌즈를 자주 바꿔 끼우면 스크래치가 생길 수 있습니다. 금속 표면에 과도한 흠집이 있다면 렌즈 장착이 헐거워질 위험이 있어 직접 볼 수 있다면 눈여겨보는 편이 좋습니다.

셔터 카운트는 가능하면 꼭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기계마다 차이는 있지만, 셔터는 일정 횟수 이상 사용하면 고장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판매자에게 셔터 카운트를 알려달라고 요청하고, 모델 이름과 함께 확인 방법을 검색해 스스로 체크하는 법도 익혀두면 좋습니다. 다만 전자셔터 위주로 사용하는 최신 미러리스의 경우, 제조사에서 셔터 내구성을 다르게 안내하는 경우도 있어, 단순 숫자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지는 않는 것이 좋습니다.

센서와 뷰파인더, 렌즈 내부 오염 여부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센서에 먼지가 많으면 사진을 찍을 때 밝은 하늘이나 흰 벽에 점처럼 얼룩이 찍힙니다. 가능하다면 흰 배경을 조리개를 조여 촬영한 사진을 보내 달라고 요청해 확인하면 좋습니다. 뷰파인더 안쪽에 곰팡이나 심한 먼지가 보인다면, 수리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갈 수 있어 신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기능적인 부분도 놓치면 안 됩니다. 촬영 모드(P, A, S, M 등)가 정상적으로 바뀌는지, 자동 초점과 수동 초점 전환이 잘 되는지, 동영상 촬영이 끊김 없이 되는지, Wi-Fi나 Bluetooth로 스마트폰에 사진을 전송할 수 있는지도 확인할 만합니다. 판매자에게 간단한 테스트 영상을 찍어 공유해 달라고 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구성품을 정확하게 물어봐야 합니다. 기본 제공되는 정품 배터리, 충전기, 스트랩, 박스, 설명서 등이 모두 있는지 확인합니다. 특히 배터리는 소모품이라 완충 후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도 중요합니다. 배터리가 오래 못 간다면 추가 배터리 비용을 따로 고려해야 할 수 있습니다.

직거래할 때 꼭 해보면 좋은 점검 방법

가능하다면 직접 만나서 거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밝은 곳, 특히 낮에 자연광이 잘 들어오는 자리에서 천천히 살펴보면 놓치는 부분이 줄어듭니다.

거래할 때는 미리 자신의 메모리 카드를 챙겨가는 편이 좋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카메라에 끼우고 다양한 상황에서 몇 장씩 찍어보면 좋습니다. 자동 초점이 빠르게 잡히는지, 반셔터를 눌렀을 때 초점이 잘 따라가는지, 연속 촬영 시 버벅임은 없는지 가볍게 시험해볼 수 있습니다. 동영상 모드로 전환해 짧게라도 녹화해보고, 재생하면서 소리와 화면이 정상인지도 확인해보면 더 좋습니다.

렌즈를 함께 거래할 경우에는 렌즈 쪽도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앞, 뒤 렌즈 유리에 긁힘이나 곰팡이가 없는지, 내부에 과도한 먼지가 떠다니지 않는지, 코팅이 벗겨진 자국은 없는지 밝은 곳에서 비스듬히 빛을 비추며 확인합니다. 초점 링과 줌 링을 돌렸을 때 걸리는 느낌이 없는지도 살펴보면 좋습니다.

배터리는 남은 잔량뿐 아니라 충전 단자가 헐거워 보이지 않는지도 확인해두면 도움이 됩니다. 박스와 설명서, 동봉되어 있던 케이블이나 어댑터가 모두 있는지도 실제로 꺼내 보면서 체크하면 좋습니다. 나중에 중고로 다시 판매할 때도 구성품이 잘 갖춰져 있으면 가격을 받기 수월합니다.

택배 거래를 선택했을 때 주의할 점

거리가 멀어 직접 만나기 어렵다면 온라인 택배 거래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는 판매자가 실제로 제품을 가지고 있는지, 상태를 솔직하게 보여주는지를 판단하는 과정이 특히 중요합니다.

먼저, 카메라와 렌즈를 여러 각도에서 찍은 사진을 요청합니다. 단순히 예쁘게 찍은 사진이 아니라, 바디 하단, 마운트 부분, 액정, 버튼과 다이얼 주변 등 약점이 드러나기 쉬운 부분까지 보여달라고 하는 편이 좋습니다. 동영상을 함께 요청하면 전원을 켜고 끄는 모습, 메뉴를 움직이는 모습, 셔터를 누르는 모습까지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포장도 꼼꼼히 부탁해야 합니다. 카메라는 충격에 약하기 때문에 뽁뽁이와 완충재를 충분히 넣어달라고 미리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택배를 받은 후에는 바로 개봉해서 외관과 기능을 체크해 보고, 혹시 배송 중 파손이나 설명과 다른 점이 있으면 바로 판매자와 연락해야 문제를 해결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대금을 지불할 때는 계좌 이체만을 고집하는 거래보다는 가능한 안전한 결제 방식을 이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너무 지나치게 싼 가격의 매물은 한 번쯤 의심해 보는 것도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입니다. 실제 시세를 미리 여러 군데에서 확인해 둔다면, 평균보다 터무니없이 저렴한 물건을 봤을 때 경계심을 갖기 쉬워집니다.

가격을 정할 때 생각해볼 기준들

중고 거래에서는 서로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을 어떻게 정할지가 애매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때는 감에만 의존하기보다는 객관적인 기준을 몇 가지 세워두면 도움이 됩니다.

먼저, 동일 모델의 최근 중고 시세를 여러 곳에서 살펴봅니다. 온라인 장터, 카메라 커뮤니티, 중고 매장 가격을 종합해서 대략적인 범위를 잡으면 지나치게 비싸거나 쌀 때 판단하기가 쉬워집니다. 그다음에는 자신이 보려는 제품의 상태를 이 평균과 비교해 생각해 봅니다.

외관에 생활 기스가 많거나, 박스와 구성품이 일부 빠져 있다면 평균 시세보다 조금 더 낮은 가격을 제안해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셔터 카운트가 매우 낮고, 구성품이 완벽하며 추가 배터리나 가방 등이 포함되어 있다면 어느 정도 높은 가격에도 납득할 수 있습니다. 서로 예의를 지키면서 이유를 설명하고, 상대의 입장도 고려하면서 조율하는 태도가 거래를 부드럽게 만듭니다.

새로운 카메라와 함께 지내기 위한 관리 방법

마음에 드는 미러리스 카메라를 중고로 들였다면, 그다음에는 오래오래 잘 쓰기 위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처음 집에 가져오면 단순히 촬영만 하지 말고, 메뉴를 차근차근 둘러보면서 어떤 기능이 있는지 익혀두는 편이 좋습니다. 제조사가 제공하는 설명서를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처음에는 복잡해 보이더라도, 어떤 메뉴가 어디에 있는지 정도만 알아두면 현장에서 더 여유롭게 설정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사용하면서는 센서와 렌즈 관리에 신경 쓰는 것이 좋습니다. 렌즈 교환은 바람이 많이 부는 야외보다는 실내나 차 안처럼 먼지가 적은 곳에서 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필요하다면 전용 블로어와 렌즈 클리너를 준비해, 먼지가 보일 때 가볍게 제거해주면 좋습니다. 센서 청소는 직접 하기 부담스럽다면, 전문 센터에 맡기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보관할 때는 카메라와 렌즈를 가방 속에 아무렇게나 넣어두기보다, 마개를 잘 끼운 뒤 파우치나 칸막이가 있는 가방에 정리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습기가 많은 계절에는 제습제가 들어 있는 보관함이나 드라이박스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습도가 오래 높게 유지되면 렌즈 안에 곰팡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몇 가지 원칙만 기억해두면, 중고 미러리스 카메라를 고를 때 불안해하지 않고 자신에게 잘 맞는 친구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한 번 익혀두면 다음 번에 다른 카메라나 렌즈를 들일 때도 자연스럽게 같은 기준을 적용하게 되고, 사진을 찍는 일상이 훨씬 더 편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