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식구 집들이 음식 칭찬받는 메뉴 레시피

결혼 후 첫 집들이 상을 차리던 날, 전날 밤부터 냄비와 프라이팬이 쉴 틈이 없었습니다. 혹시라도 음식이 맵거나 짜서 시부모님 입맛에 안 맞으면 어쩌나, 상이 허전해 보이면 어떡하나 걱정이 앞섰지만, 막상 상을 올리고 나니 “부담 없이 맛있다”라는 말 한마디에 긴장이 스르르 풀리더군요. 그때 준비했던 메뉴들을 조금 더 다듬어, 미리 준비하기 좋고,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상차림이 풍성해 보이는 구성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시댁 집들이 상차림 기본 구성

시댁 집들이 음식은 화려함보다는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맛”과 “정성 담긴 비주얼”이 중요합니다. 너무 맵거나 짠 음식보다는 담백하고 단맛과 짠맛이 균형 잡힌 메뉴가 좋고, 전날 미리 준비해둘 수 있는 요리를 섞어 당일 수고를 줄이면 훨씬 여유 있게 손님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4~5인 기준으로 구성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메인 요리: 궁중 갈비찜
  • 면/밥 요리: 잡채
  • 별미 요리: 해물 냉채
  • 전류: 표고버섯전 또는 육전
  • 국물 요리: 맑은 황태국
  • 기본: 따뜻한 밥, 잘 익은 김치, 나물 한두 가지, 제철 과일, 차 또는 음료

궁중 갈비찜: 미리 준비해도 더 맛있는 메인 요리

집들이 상의 분위기를 단번에 살려주는 메뉴가 바로 갈비찜입니다. 특히 간장이 베이스인 궁중식 갈비찜은 맵지 않고 달큰해 어른, 아이 모두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갈비찜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핏물을 충분히 빼서 잡내를 줄이는 것, 둘째, 너무 짜지 않게 양념을 잡는 것입니다. 설탕을 이용해 핏물을 좀 더 잘 빼는 방법이 알려져 있긴 하지만, 설탕을 꼭 넣지 않아도 찬물에 여러 번 갈아주면 충분히 깔끔하게 빠집니다.

갈비는 찬물에 2~3시간 담가두고 중간에 물을 2~3번 갈아줍니다. 이후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불순물을 제거한 뒤, 냄비에 양념과 함께 넣고 한 번에 오래 끓이기보다 중간중간 불 조절을 해가며 부드럽게 졸여줍니다. 무와 당근은 모서리를 둥글게 다듬어 넣으면 모양이 부서지지 않아 상에 올렸을 때 훨씬 단정해 보입니다.

갈비찜은 전날 미리 만들어 냉장 보관했다가, 당일에 다시 데워내면 맛이 더 잘 배어 한결 깊은 맛이 납니다. 단, 처음부터 너무 졸이지 말고 살짝 여유 있게 국물을 남겨두었다가 데울 때 농도를 조절하는 편이 좋습니다.

잡채: 상차림을 화사하게 채워주는 잔치 음식

잡채는 손이 많이 간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만큼 상에 올렸을 때 주는 만족감이 큽니다. 특히 색색의 채소와 소고기가 어우러지면 상 전체 분위기가 한층 풍성해집니다.

잡채가 눅눅해지지 않게 하려면 재료 각각을 따로 볶아 식감을 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면은 미지근한 물에 충분히 불린 후 삶아 찬물에 헹궈 전분기를 빼고, 그 상태에서 양념을 먼저 해두면 나중에 골고루 간이 잘 배어들어 따로 간을 세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채소를 볶을 때는 너무 약한 불에서 오래 볶지 말고 센 불에서 짧게 볶아 숨만 죽이는 느낌으로 조리하면 물이 덜 생기고 색감도 살아납니다. 시금치를 넣는다면 살짝 데쳐 국간장과 참기름으로만 간을 해 따로 무쳐 넣으면, 전체 간이 과해지지 않으면서 향과 색을 더할 수 있습니다.

잡채는 당일에 완성해도 좋지만, 전날에 재료 손질과 미리 볶는 과정까지 마쳐두고, 집들이 당일에는 당면만 삶아 한 번에 버무리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훨씬 수월합니다.

해물 냉채: 느끼함을 잡아주는 상큼한 한 접시

갈비찜과 잡채, 전 같은 메뉴가 많으면 아무래도 상이 조금 느끼해질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입안을 산뜻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해주는 것이 해물 냉채입니다.

새우, 오징어 정도만 준비해도 충분히 맛있고, 해삼이나 소라, 게맛살 등을 더해 풍성하게 구성해도 좋습니다. 중요한 건 해산물을 너무 오래 삶지 않는 것입니다. 끓는 물에 넣어 색이 변할 정도까지만 데쳐 바로 찬물에 헹구면 탱탱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채소는 오이, 당근, 파프리카, 양파 등을 가늘게 채 썰어 준비하는데, 양파는 생으로 쓰면 매울 수 있어 찬물에 잠시 담가 매운맛을 빼준 뒤 사용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겨자 소스는 미리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면 맛이 더 잘 어우러집니다. 다만, 해물과 채소에 소스를 미리 섞어두면 물이 생기고 식감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먹기 직전에 버무리거나 소스를 따로 곁들여 내는 것이 좋습니다.

표고버섯전과 육전: 준비하는 사람의 정성이 보이는 한 접시

전은 잔치 상에서 빠지기 어렵습니다. 특히 시댁 어르신들 앞에서는 한두 가지라도 기름 냄새 풍기며 지져 올리면 상이 금세 근사해집니다. 손은 조금 가지만, 정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메뉴입니다.

표고버섯전

생표고버섯에 다진 소고기와 두부를 섞은 소를 채워 지져내는 표고버섯전은 한입 크기로 먹기 좋아 어르신들이 특히 좋아하시는 편입니다. 버섯 안쪽에 얇게 밀가루를 먼저 묻힌 뒤 소를 채우면 소가 잘 붙고, 부칠 때도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두부는 물기가 많으면 전이 쉽게 부서질 수 있으니 면포나 키친타월로 꼭 짜주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소고기와 두부, 다진 양파, 마늘을 잘 치대면 식감이 부드럽게 살아납니다. 미리 소만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고, 당일에는 계란물만 입혀 바로 지져내면 시간 관리가 한결 편합니다.

육전

육전은 재료 자체는 단순하지만, 얇은 고기를 얼마나 부드럽게 지져내느냐가 관건입니다. 부채살, 홍두깨살처럼 식감이 적당히 있는 부위를 얇게 썰어 사용하면 좋습니다. 키친타월로 핏물을 제거한 뒤 소금, 후추로만 간단히 밑간을 해도 충분합니다.

고기에는 너무 많은 밀가루를 입히지 말고, 살짝만 묻혀 남은 가루를 털어낸 후 계란물에 적시면 훨씬 깔끔한 식감이 납니다. 불은 중약불 정도로 두고 천천히 익혀야 속은 촉촉하고 겉은 부드럽게 완성됩니다. 너무 센 불에 오래 두면 고기가 금방 질겨질 수 있으니 주의하는 편이 좋습니다.

맑은 황태국: 속을 편안하게 해 주는 국물 요리

갈비찜이나 전처럼 기름기가 있는 음식이 많을 때, 국물은 맑고 담백한 것이 잘 어울립니다. 황태국은 속을 따뜻하게 풀어주면서도 부담이 적어 집들이 상에 올리기 좋은 메뉴입니다.

황태채는 물에 살짝만 불려 사용하면 식감과 맛이 더 좋습니다. 너무 오래 담가두면 맛이 빠질 수 있으니 부드러워질 정도까지만 불려 물기를 짜고, 참기름에 다진 마늘과 함께 먼저 볶아주면 국물에서 특유의 고소한 향이 올라옵니다.

무를 함께 넣어 끓이면 국물이 한층 달큰해지면서 깊은 맛이 나고, 마지막에 두부와 대파를 넣어 한 번 더 끓이면 맑으면서도 든든한 한 그릇이 완성됩니다. 간은 국간장으로 맞추고, 마지막에 소금으로 미세하게 조절하는 것이 깔끔한 맛을 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집들이 당일을 편하게 만드는 준비 요령

집들이를 몇 번 치러보니, 메뉴 선정보다 더 중요한 건 “언제 무엇을 준비하느냐”였습니다. 같은 메뉴라도 전날에 어느 정도 준비를 해두냐에 따라 당일의 여유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 전날 준비하기 좋은 것
    • 갈비찜: 거의 다 완성해 냉장 보관 후 당일에 데우기
    • 잡채: 재료 손질과 각 재료 볶기까지 미리, 당일 당면 삶아 버무리기
    • 해물 냉채: 채소 손질, 겨자 소스 만들어 두기 (버무리기는 식사 직전)
    • 전류: 표고버섯 소 만들기, 고기 밑간까지 미리 준비
  • 당일에 마무리할 것
    • 전 지지기 (육전, 표고버섯전)
    • 황태국 끓이기
    • 과일 손질, 밥 짓기, 상 차림

상에 올릴 때는 너무 많은 종류를 욕심내기보다, 각 접시가 단정하게 보이도록 담는 것이 중요합니다. 홍고추, 쪽파, 잣 등을 살짝 올려 색을 더하면 별다른 장식 없이도 상이 훨씬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처음 집들이 상을 차릴 때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지만, 한 번 경험해 보면 다음부터는 훨씬 수월해집니다. 미리 준비할 수 있는 메뉴와 당일에 바로 조리해야 하는 메뉴를 나누어 계획하고, 너무 완벽하려고 하기보다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집중하면, 시댁 식구분들도 오히려 마음 편히 음식을 즐기시는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