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카페에 갔을 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생각은 “여기는 그냥 게임 속 한 장면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들려오는 게임 배경 음악, 벽을 가득 채운 일러스트, 자리마다 놓인 캐릭터 굿즈까지, 그동안 휴대폰 화면으로만 보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음료 맛이 어떨지, 굿즈는 얼마나 있을지, 사진은 어디서 찍어야 잘 나올지 하나하나 둘러보는 재미가 있어서, 보통 카페에 가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하루가 되었던 기억이 아직도 또렷하게 떠오릅니다.
아우터플레인 콜라보 카페는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에서 서비스하는 모바일 RPG ‘아우터플레인’ 출시를 기념해 운영되었던 팝업 카페입니다. 대부분 이런 콜라보 카페는 기간 한정으로 열리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문을 닫기 때문에, 현재는 운영이 종료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도 한 번 문을 열었던 적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고, 언젠가 비슷한 형태의 콜라보 카페가 또 열린다면 어떤 느낌일지 상상해볼 수 있는 좋은 예시가 됩니다.
특히 서울 강남에 위치한 ‘카페 아티(Cafe Arty)’에서 진행된 아우터플레인 콜라보 카페는 게임 팬들에게 작은 성지처럼 여겨지곤 했습니다. 아래에서는 당시의 분위기와 구성을 바탕으로, 실제로 방문했을 때 느낄 수 있었던 요소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위치와 주변 분위기
카페 아티는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98길 12에 자리하고 있었으며, 지하철 강남역 11번 또는 12번 출구에서 걸어서 약 5분에서 7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위치였습니다. 큰 대로변에서 한 블록 정도 안쪽으로 들어가야 해서, 번화가 특유의 소음은 조금 덜하면서도 찾아가기에는 크게 어렵지 않은 구조였습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평범한 카페와 음식점들 사이에서 아우터플레인 포스터가 붙어 있거나, 입간판에 캐릭터가 그려진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미 그 순간부터 “아, 제대로 찾아왔구나” 하는 안도감과 함께 슬슬 기대감이 올라가곤 했습니다.
게임과 연결된 특별 메뉴
이 카페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히 음료를 파는 곳이 아니라, 게임 속 캐릭터와 세계관을 메뉴에 그대로 옮겨 놓았다는 점이었습니다. 메뉴판을 펼쳐 보면 익숙한 캐릭터 이름과 함께 색감이 강렬한 음료, 모양이 독특한 디저트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먼저 음료는 K, 에바, 린 등 주요 캐릭터의 이름을 딴 시그니처 메뉴들이 중심을 이루었습니다. 캐릭터의 성격이나 이미지 색을 떠올리게 하는 레시피가 많아서, 이름만 봐도 어떤 느낌의 음료일지 어느 정도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열정적이거나 공격적인 인상을 주는 캐릭터는 색이 강렬한 에이드나 탄산이 들어간 음료로 표현되고, 차분하고 회복을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는 부드러운 컬러의 라떼나 프라페로 구성되는 식입니다.
디저트 역시 게임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요소들이 많았습니다. 게임 안에 등장하는 아이템을 본떠 만든 마카롱, 캐릭터 일러스트가 얹힌 컵케이크, 특정 속성을 상징하는 색을 활용한 무스 케이크 등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이런 디저트는 한 입 베어 물기 전에 사진을 먼저 찍게 되는 비주얼을 자랑했습니다. 실제 맛은 일반적으로 즐기는 카페 디저트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모양과 콘셉트가 독특해 보는 재미가 크다는 점이 특징이었습니다.
가격대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 비해 약간 높은 편이었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은 이 카페를 단순히 “커피를 마시러 가는 곳”이 아니라 “행사와 체험을 즐기는 공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캐릭터 굿즈나 특전까지 포함해 비교적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메뉴와 함께 제공되던 특별한 특전
아우터플레인 콜라보 카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바로 다양한 특전이었습니다. 특정 메뉴를 주문하면 캐릭터 코스터, 포토카드, 일러스트가 인쇄된 컵 슬리브, 그리고 게임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 코드 등이 함께 제공되곤 했습니다.
이 특전들은 단순히 “덤으로 주는 선물”이 아니라, 팬들 입장에서는 메뉴를 고르는 기준이 되기도 했습니다. 어떤 캐릭터의 코스터가 나오는지, 포토카드 세트 중에서 누구를 모을 수 있는지, 한정 일러스트가 포함되어 있는지 등을 세심하게 따져가며 주문을 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특전이 랜덤으로 제공되는 경우에는 친구들과 서로 교환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맞바꾸는 작은 문화도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게임 공략이나 캐릭터 이야기로 금방 친해지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게임 속 세계를 옮겨 놓은 인테리어
카페 내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벽면을 빼곡하게 채운 대형 일러스트와 포스터입니다. 메인 스토리에 등장하는 장면이나 대표 캐릭터들의 단체 일러스트가 크게 인쇄되어 있어, 어느 자리에 앉아도 주변에서 게임의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카페 곳곳에는 캐릭터 등신대가 세워져 있었고, 일부 구역은 아예 특정 캐릭터를 중심으로 꾸며 놓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쪽에는 전투 장면을 배경으로 세워진 등신대가 있고, 다른 쪽에는 일상적인 분위기의 일러스트를 활용해 조금 더 편안한 느낌을 주는 공간이 마련되는 식입니다. 이런 구성 덕분에 사람이 많아도 각자 취향에 맞는 자리를 찾아 앉을 수 있었습니다.
벽에는 세계관 설정이나 컨셉 아트워크를 액자 형태로 전시해 놓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캐릭터가 완성되기 전의 러프 스케치나, 게임에 등장하는 도시와 배경을 설계한 그림 등이 함께 걸려 있어서, 단순히 팬 서비스용 이미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개발 과정 일부를 엿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둘러보면 마치 작은 전시회를 구경하는 기분이었습니다.
포토존과 사진 찍는 재미
콜라보 카페의 또 다른 핵심은 포토존이었습니다. 입구 근처에는 게임 대표 이미지를 크게 활용한 배경이 설치되어 있어, 처음 들어오기 전부터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붐비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캐릭터 등신대와 함께 찍을 수 있는 공간, 테이블 위에 굿즈를 예쁘게 배치해 놓은 연출존 등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음료와 디저트를 받으면 대부분 먼저 포토존으로 향했습니다. 캐릭터 그림이 그려진 컵과 함께 메뉴를 배치하고, 그 뒤로 배경 이미지를 맞춰가며 사진을 찍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놀이가 되는 분위기였습니다. 나중에 사진을 다시 보면서 “이때 이런 메뉴를 먹었구나” 하고 떠올릴 수 있어서, 단순한 음식 사진 이상으로 의미가 남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굿즈 판매 공간과 수집의 즐거움
카페 한쪽에는 작은 굿즈 판매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에서는 아우터플레인 캐릭터를 활용한 아크릴 스탠드, 키링, 마우스패드, 일러스트 카드 세트, 노트류와 같은 일상용 아이템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판매되었습니다. 일부는 콜라보 카페 기간에만 구할 수 있는 한정판으로 준비되기도 했습니다.
굿즈 코너 앞에서는 어떤 상품을 살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캐릭터의 아크릴 스탠드를 선택해 책상에 두고 감상하거나, 키링을 가방에 달고 다니면서 평소에도 게임을 떠올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습니다. 몇몇 상품은 조기 품절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기도 했습니다.
굿즈를 구매한 사람들끼리 서로 어떤 것을 샀는지 보여주며 이야기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히 물건을 사는 행위가 아니라, 같은 작품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으로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는 매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배경 음악이 만드는 몰입감
카페 전체에는 아우터플레인 BGM이 잔잔하게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전투 장면에서 들리던 긴장감 있는 음악보다는, 주로 로비나 마을에서 들을 법한 비교적 차분한 곡들이 중심이 되어 카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게임의 느낌을 살려주었습니다.
음악의 힘은 생각보다 큽니다. 눈앞에는 음료와 디저트, 벽에는 일러스트, 귀에는 게임 음악이 함께 어우러지니, 잠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게임 세계 속에 들어가 쉬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플레이어였던 사람이라면 특정 음악이 나올 때마다 자연스럽게 게임 속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팬들이 만들어내는 현장의 분위기
콜라보 카페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손님 대부분이 같은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아우터플레인 카페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주말이나 인기 이벤트 기간에는 줄을 서서 입장해야 할 정도로 붐비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만큼 활기가 넘치는 공기 속에서 서로의 취향을 나누는 모습이 자주 보였습니다.
같이 온 친구들끼리 “누가 제일 좋냐”는 이야기를 나누며 메뉴를 고르거나, 혼자 온 사람들도 조용히 굿즈를 구경하다가 옆 사람과 자연스럽게 말을 트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게임에 처음 입문한 사람과 오래한 사람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풍경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런 소통은 일반 카페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부분이라, 콜라보 카페만의 색다른 매력을 만들어냈습니다.
또한 카페 내부에서는 때때로 작은 이벤트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특정 기간 동안 방문 인증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추가 특전을 증정하는 방식으로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요소들이 합쳐져 단순히 한 번 들렀다 가는 공간이 아니라, “기억에 남는 행사”로 오래 남게 되는 것입니다.
아우터플레인 콜라보 카페는 이미 종료되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와 비슷한 형태의 게임 콜라보 카페는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것입니다. 실제로 한 번 운영되었던 사례를 돌아보면, 단지 사진 몇 장 찍고 끝나는 장소가 아니라, 게임과 현실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공간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언젠가 또 다른 형태의 아우터플레인 카페나 비슷한 콘셉트의 팝업 카페가 열린다면,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한 번쯤 직접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