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아이패드 프로를 샀을 때, 가장 오래 고민했던 부분이 용량 선택이었습니다. 화면 크기나 색상보다도 ‘도대체 몇 GB를 선택해야 오래 잘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처음에는 “클라우드 쓰면 되겠지” 하고 가볍게 생각했다가, 실제로 사진을 많이 찍고, 게임도 깔고, 영상도 편집해 보니 저장 공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패드 프로 용량을 어떻게 선택하면 좋을지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아이패드 프로 용량이 왜 중요한가
아이패드 프로는 한 번 사면 몇 년은 사용하는 기기입니다. 그런데 아이패드는 나중에 용량을 늘릴 수 없습니다. 처음 선택한 용량 그대로 끝까지 써야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 무작정 가장 싼 모델만 고르거나, 반대로 필요 이상으로 비싼 대용량을 선택하면 나중에 후회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같은 아이패드 프로라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필요한 용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어떤 사람은 128GB도 넉넉하게 쓰는 반면, 어떤 사람은 512GB도 금방 채워 버립니다. 결국 “무엇을 얼마나 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용량 선택의 두 가지 핵심 기준
아이패드 프로 용량 선택은 크게 두 가지 기준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바로 사용 목적과 예산입니다.
1. 사용 목적에 따라 달라지는 용량
아이패드 프로로 어떤 활동을 많이 하느냐에 따라 필요한 용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 웹 서핑, 영상 시청, 간단한 문서 작업
유튜브나 스트리밍 서비스는 대부분 인터넷으로 영상을 보기 때문에, 기기 안에 영상을 많이 저장하지 않는다면 용량을 많이 쓰지 않습니다. 학교 과제용 문서나 간단한 발표 자료, PDF 파일 정도는 용량을 크게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작은 용량도 충분합니다. - 사진 촬영 및 가벼운 사진 편집
사진이 조금씩 쌓이면 용량을 꽤 차지하지만, 주기적으로 클라우드에 옮기거나 외장 저장 장치를 활용한다면 중간 정도 용량으로도 관리가 가능합니다. 다만 RAW 형식 사진이나 고해상도 파일을 많이 다루면 생각보다 공간이 빨리 줄어듭니다. - 영상 편집, 3D 모델링, 고급 그림 작업
4K 영상, 긴 프로젝트 영상, 레이어가 많은 그림 파일, 3D 모델링 파일은 용량을 굉장히 많이 잡아먹습니다. 이런 작업을 자주 한다면 최소 512GB 이상을 고려해야 불편함이 줄어듭니다. - 게임
요즘 인기 있는 모바일 게임은 한 개만 설치해도 수 GB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개를 설치해 두고 왔다 갔다 하며 즐기고 싶다면 256GB 이상을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 오프라인 콘텐츠 저장
비행기나 지하철처럼 인터넷이 잘 안 되는 환경에서도 영화나 드라마, 음악을 많이 저장해 두고 보려면 용량이 금방 부족해집니다. 특히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같은 앱에서 영상을 많이 내려받아 보려면 넉넉한 용량이 편합니다.
2. 가격과 예산의 균형
용량이 커질수록 아이패드 프로 가격도 올라갑니다. 같은 모델이라도 128GB와 1TB의 가격 차이는 상당히 큽니다. 그래서 “정말 내가 이 용량을 다 쓸까?”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한 가지 고려할 점은 클라우드 서비스입니다. iCloud, Google Drive 같은 서비스를 잘 활용하면, 기기 안에 모든 데이터를 저장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클라우드는 인터넷이 있어야 편하게 쓸 수 있고, 추가 용량을 사용하면 매달 혹은 매년 이용 요금을 내야 한다는 점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아이패드 프로 용량별 특징 정리
아이패드 프로는 보통 128GB, 256GB, 512GB, 1TB, 2TB 용량으로 출시됩니다. 다만 모든 세대에 2TB 옵션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구매 전 공식 홈페이지에서 정확한 구성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28GB: 가장 기본이지만 의외로 쓸 만한 용량
특징
128GB는 입문용으로 많이 선택하는 기본 용량입니다. 웹 서핑, 영상 스트리밍, 간단한 문서 작업, 메모, 가벼운 사진 편집 정도만 한다면 당장 부족하다고 느끼지는 않습니다.
이런 분께 적합합니다
- 아이패드를 주로 유튜브 시청, 인터넷 검색, 메모, 수업 필기 등에 사용하는 경우
- 앱을 많이 설치하지 않고, 꼭 필요한 앱만 사용하는 경우
- 사진과 영상 대부분을 iCloud나 다른 클라우드에 보관하는 경우
- 예산이 가장 중요해서, 최대한 비용을 아끼고 싶은 경우
주의할 점
고화질 영상 편집, 대형 게임 여러 개 설치, 대용량 사진/영상 파일을 오래 보관하는 용도로 쓰기에는 아쉬울 수 있습니다. 나중에 앱 업데이트나 시스템 파일도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처음에는 여유 있어 보여도 몇 년 쓰다 보면 자주 정리해야 할 수 있습니다.
256GB: 대부분의 사용자가 만족하는 균형형 용량
특징
256GB는 기본보다 한 단계 여유 있는 구성입니다. 일상적인 사용뿐 아니라, 어느 정도의 사진·영상 저장과 게임 설치도 가능해 많은 사람들이 ‘무난한 선택’으로 많이 고릅니다.
이런 분께 적합합니다
- 강의 영상, PDF 교재, 문서 작업, 웹 서핑 등을 여유 있게 하고 싶은 경우
- 사진, 짧은 영상, 몇 가지 게임을 동시에 즐기고 싶은 경우
- 가벼운 영상 편집이나 사진 편집을 가끔 해보고 싶은 경우
- 아이패드를 몇 년간 사용할 계획이고, 중간 정도 가격대에서 안정적인 선택을 하고 싶은 경우
주의할 점
4K 영상 프로젝트를 여러 개 동시에 진행하거나, 수십 개의 대형 게임을 한 번에 깔아두고 싶다면 언젠가 공간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는 크게 답답하지 않은 편입니다.
512GB: 전문 작업과 다양한 용도를 모두 고려한 용량
특징
512GB는 용량에 대한 걱정을 상당 부분 줄여주는 수준입니다. 고급 사진 편집, 고해상도 영상 편집, 3D 작업, 대형 게임 설치 등 다양한 사용을 동시에 하는 사람에게 잘 맞습니다.
이런 분께 적합합니다
- 사진을 RAW 형식으로 촬영하거나, 고급 편집 앱을 자주 사용하는 경우
- 4K 이상의 영상 편집, 유튜브용 콘텐츠 제작 등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는 경우
- 프로크리에이트, 3D 모델링 앱, 음악 제작 앱 등 전문 앱을 여러 개 사용하는 경우
- 게임도 설치하고, 영상·사진도 많이 저장하면서, 문서 작업도 함께 하고 싶은 경우
- 오래 사용할 계획이며, 향후 파일 용량이 더 커지는 상황까지 고려하고 싶은 경우
주의할 점
가격이 256GB보다 꽤 올라가기 때문에, 실제로 이 정도 용량이 필요한지 스스로 사용 패턴을 잘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다양한 작업을 해보고 싶다면, 여유 있게 선택하는 편이 후회가 적을 수 있습니다.
1TB / 2TB: 대규모 작업을 위한 초대용량
특징
1TB와 2TB는 일반적인 사용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수준의 용량입니다. 대형 영상 프로젝트, 전문 디자인 작업, 거대한 사진·영상 라이브러리를 항상 들고 다녀야 하는 사람에게 적합합니다.
이런 분께 적합합니다
- 전문 영상 편집자, 영화 편집자, 방송 관련 일을 하는 경우
- 3D 아티스트, 건축·제품 디자인 등 큰 프로젝트 파일을 다루는 경우
- 수백 GB 이상 되는 자료를 아이패드 안에 상시 보관해야 하는 경우
- 촬영 원본, 편집 파일, 최종 결과물까지 한 기기 안에 모두 담아두어야 하는 경우
주의할 점
이 구간은 가격이 매우 높아집니다. 일반적인 학습, 엔터테인먼트 용도로는 대부분 이 용량을 제대로 다 채우지 못합니다. 외장 SSD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잘 활용한다면 굳이 이 정도 용량까지 갈 필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정말로 대형 프로젝트를 자주 다루는지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용자 유형별 추천 용량
이제 상황별로 어떤 용량을 고려하면 좋은지 예시를 들어 정리해 보겠습니다.
1. 학생 및 일반 사용자
주요 사용
수업 필기, 온라인 강의 시청, 과제 제출, 웹 서핑, 간단한 문서 작업, 메신저, 가벼운 게임 등
추천 용량
128GB 또는 256GB
과제 파일과 강의 영상, 기본 앱 정도만 쓴다면 128GB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진과 게임, 오프라인 영상까지 함께 즐기려면 256GB가 더 여유롭습니다. iCloud나 Google Drive 같은 서비스를 병행하면 저장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2. 사진·영상 중심의 크리에이터
주요 사용
사진 보정, 인스타그램용 콘텐츠 제작, 짧은 영상 편집, 블로그용 이미지 작업 등
추천 용량
256GB 또는 512GB
사진 위주라면 256GB로 시작해도 괜찮고, 영상까지 본격적으로 편집하고 보관하려 한다면 512GB를 추천할 수 있습니다. 특히 편집용 앱과 필터, 프로젝트 파일을 동시에 많이 보관하려면 넉넉한 용량이 도움이 됩니다.
3. 전문 영상 편집자, 디자이너, 3D 작업자
주요 사용
4K 이상 영상 편집, 길이가 긴 영상 프로젝트, 복잡한 디자인 작업, 3D 모델링 등
추천 용량
512GB 또는 1TB (작업 규모가 매우 크다면 2TB도 고려 가능)
영상 편집은 임시 파일과 프로젝트 버전이 계속 쌓여 용량을 빠르게 소모합니다. 512GB는 사실상 최소 기준에 가깝고,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관리하려면 1TB 이상이 훨씬 안정적입니다.
4. 게임을 많이 즐기는 사용자
주요 사용
고용량 모바일 게임 여러 개 설치, 애플 아케이드, 콘솔급 게임 플레이 등
추천 용량
256GB 이상, 많이 설치하고 싶다면 512GB 이상
대형 게임 몇 개만 설치해도 수십 GB가 금방 차버립니다. 특히 업데이트 파일까지 고려하면, 게임을 여러 개 유지하려면 256GB가 사실상 기본에 가깝고, 여유롭게 즐기려면 512GB가 더 편합니다.
5.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은” 사용자
주요 사용
영상 시청, 웹 서핑, 필기, 사진·영상 편집, 게임, 문서 작업 등 여러 용도를 섞어 쓰는 경우
추천 용량
512GB
아이패드 프로를 거의 노트북 대용으로 활용하면서, 공부, 일, 취미까지 모두 처리하고 싶다면 512GB가 가장 균형 잡힌 선택입니다. 어느 한쪽으로 용량이 쏠려도 여유가 있어, 자주 지우고 설치하는 번거로움이 적습니다.
용량을 더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
용량을 크게 올리지 않아도, 몇 가지 습관만 바꾸면 저장 공간을 꽤 아낄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 활용
iCloud, Google Drive, OneDrive, Dropbox 같은 서비스를 쓰면 사진, 문서, 동영상을 온라인에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만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애플 공식 사이트의 iCloud 소개 페이지를 참고해 보면 어떤 방식으로 동기화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외장 저장 장치 사용
최근 아이패드 프로는 USB-C 포트를 지원합니다. 이 포트에 외장 SSD나 USB 메모리를 연결하면, 큰 영상 파일이나 백업 데이터를 외부 장치에 옮겨 둘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내부 저장 공간을 비교적 가볍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정기적인 정리 습관 만들기
사용하지 않는 앱, 오래된 다운로드 파일, 이미 본 영상 등을 주기적으로 정리하면 생각보다 많은 용량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사진 앱에서도 비슷한 사진이나 불필요한 스크린샷을 정리해 주면 공간이 넉넉해집니다.
미래를 생각한 선택
앱과 콘텐츠는 시간이 갈수록 용량이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충분해 보여도, 3년 정도 사용할 계획이라면 한 단계 위의 용량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나중에 용량이 부족해서 기기를 바꾸는 것보다는, 처음에 조금 더 투자하는 편이 전체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패드 프로 용량 선택은 단순히 숫자만 보는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생활 패턴과 공부·취미·일하는 방식까지 함께 돌아보는 과정입니다. 어떤 작업을 얼마나 자주 하고, 앞으로 무엇을 해보고 싶은지 스스로 정리해 본 뒤, 그에 맞춰 용량과 예산을 조절하면 더 만족스러운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